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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아파트 [송혁기의 책상물림]달빛과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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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 25-09-04 08:18 조회 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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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아파트 퇴계 이황은 진중한 학자이자 빼어난 시인이기도 했다. 평생 2000편이 넘는 시를 썼을 정도로, 그에게 시 짓기는 생활의 중요한 일부였다. 퇴계 스스로 자신의 시가 건조하고 싱거워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래 두고 읽어보면 맛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은근히 자부하기도 했다. 훗날 그의 시는 학문적 깨달음이 시적 수준으로 이어진 사례로 평가됐다.
퇴계의 시를 현대적으로 조명한 최초의 연구자라 할 만한 이동환 선생은 그의 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면모로 ‘맑고 깨끗한 세계를 향한 소망’을 들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상징 가운데 하나가 달이다. “시냇가 서당에 달 밝으니 강가 서당도 밝고, 오늘 밤 바람이 참 맑으니 어젯밤도 맑았다네. 비 갠 뒤의 저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 우리는 어찌해야 그 밝고 진실됨을 체득할까.” 시원한 바람과 함께 환히 모습을 드러낸 맑고 깨끗한 달, 그 광풍제월(光風霽月)의 청정한 이미지가 그대로 내재화된 인격이야말로 그의 학문과 삶이 지향한 경지였다.
며칠 전 구속 기소된 김건희씨가 ‘달빛’을 언급한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지난 2월 탄핵심판 때 ‘달그림자’를 언급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론이 소환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부창부수’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호수 위에 있는 달그림자”가 비상계엄의 실체가 없었음을 주장하려는 비유에 불과한 데 비해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라는 말은 거짓된 어두움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자신의 진실됨을 강조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결이 꽤 다르다.
달빛이 밝은 밤은 어두운 밤이 아니다. 옛사람들이 밤길을 갈 때 달의 차고 이지러짐에 민감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달마저 이지러져 칠흑같이 어두운 밤, 정작 그때 더욱 빛나는 것은 별이다. 하나가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 계엄의 날 소극적으로 행동한 군인들과 적극적으로 막아선 시민들이야말로 가장 어두운 밤을 밝힌 빛들이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나선 그 별빛들 앞에서 온갖 욕망과 비리로 점철된 당사자가 달빛을 입에 올리는 것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기괴한 광경이다. 가을밤 시원하게 펼쳐질 광풍제월로 빨리 눈을 씻고 싶을 뿐이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다. 새 환경, 공간, 상황에 들어설 때 쭈뼛거리는 몸과 흔들리는 시선을 숨겨보려 해도 이미 적응하다 못해 상황의 일부가 되어버린 터줏대감들 사이에서 신입은 어설픈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오는 3일 개봉하는 두 편의 독립영화 <3670>(박준호 감독)과 <3학년 2학기>(이란희 감독)는 낯선 사회에 발을 디디는 주인공의 처음을 따라간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철준(조유현)은 수 년 전 남한으로 넘어왔다. 형제와도 같은 새터민 교육터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건 남자를 좋아하는 자신의 성 정체성이다. <3670>은 철준이 용기 내 찾은 ‘술번개’에서 알게 된 영준(김현목)과 친해지며 생기는 일을 그린다. 게이 커뮤니티가 낯선 철준의 시각으로 그 안에서 친구들을 사귀었다가 다투고, 연애 감정을 느끼거나 고독함을 견디는 과정을 담는다.
동갑인 영준은 철준을 ‘97년생 모임’에 데려간다. 게이 친구들은 그를 자연스레 무리에 끼워준다. 남한 노래를 듣거나 불러본 일이 적은 철준은 쾅쾅- 음악이 울리는 서울 이태원의 클럽과 합석이 빈번한 서울 종로의 주점을 휩쓸려 다닌다.
뻣뻣한 자세에 말수도 적던 그는 음악에 조심스레 몸을 맡기기 시작한다. 집단에서 적응하려 한 적 없는 행동을 해봤다가 후회하기도 하고, 관심 있는 상대가 냉담하게 굴 때 풀이 죽는 모습은 누구나 경험해 봤을 일이다. 영화는 성소수자이자 북한이탈주민이라는 겹겹이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인물을 주인공으로 보편적인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준호 감독은 지난 27일 시사회에서 “커뮤니티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영어·자기소개서 교육 자원봉사를 한 적 있는 그는 영화에 경험을 녹였다. 철준은 구글 지도에 자신이 살던 곳을 저장해 놓고 이따금 위성 지도를 바라본다. 실제 가르쳤던 학생이 박 감독에게 “집을 보여주겠다”며 구글 지도를 보여줬던 적이 있다고 한다.
게이 커뮤니티의 재현을 위해선 서울 이태원·종로에서 실제 영업 중인 게이 바와 클럽을 섭외해 촬영 장소로 썼다. 제목 ‘3670’은 ‘종로3가 6번출구 오후 7시에 0명이 모이자’는 친구들끼리의 은어다. 박 감독은 “매년 개발 등으로 풍경이 빠르게 변하는 종로의 2024년 2월 풍경을, 공동체의 기억을 영화에 담았다”고 했다. 술번개나 동갑 모임 등 한국 게이 커뮤니티만의 문화를 녹여 현실성을 높였다.
박 감독은 <3670>이 ‘다음 세대의 퀴어 영화’라고 했다. 주인공이 성적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이나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과의 갈등, 혹은 정체성에 대한 혐오 표현 등 퀴어 영화에서 자주 보이던 소재는 이 작품에 쓰이지 않는다. 박 감독은 “혐오를 제 영화 안에서 재현하고 싶지 않았다”며 “억지로 미화하거나 연민을 지어내려 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모두가 이해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3670>은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CGV상 등 4관왕을 받았다.
<3670>이 20대의 사랑과 불안을 그린다면, <3학년 2학기>는 10대 끝자락 고등학교 3학년 2학기를 학교가 아닌 낯선 공장에서 보내게 된 중소기업 현장 실습생 창우(유이하)의 이야기다.
창우는 성실하지만 느리다. 용접 불꽃이 튀고 지게차가 오고가는 공장에서 그는 ‘나 처음 사회에 나온 학생이예요’ 꼬리표를 단 듯 어리숙하다.
공장은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은 일터다. 안전을 신경쓰는 듯하면서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2층에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사수는 “왜 이렇게 느리냐”고 창우를 타박하다가도 실습생들의 안전장비 구입을 회사에 요청한다.
명확한 악역은 없지만 관객은 창우와 현장실습생들의 매일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영화 자체보다는 현장 실습 현장에서 죽음이 반복된 현실 때문에 드는 불안이다. 현장실습생 중 일부만 고용될 수 있기에 창우가 ‘더 열심히’ 적응하려고 애쓸수록 관객들은 불안해진다. 더 나아져야 한다는 조급함이 자칫 그를 위험에 내몰까봐서다.
이란희 감독은 직업계고 졸업생과 재학생, 교사, 교육청 관계자, 청년 노동운동 활동가, 용접사 등을 두루 인터뷰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이 감독은 “현장실습생과 청년 노동자들의 죽음에 관한 기록을 찾아보면서 죽은 이의 친구였을, 혹은 후배였을 청소년들의 삶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영화는 구조적인 문제를 소리 높여 이야기 하기보다 창우의 매일의 애씀에 집중한다. 이 감독은 “영화에서 기계소리만 나도 관객들은 누군가 다치거나 죽을까봐 걱정한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죽어가는지, 극장 밖 관객들은 현실을 이미 알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가 직설적으로 읽히지 않게 도처에만 심어놓은 이유”라고 했다.
<3학년 2학기>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3관왕 등 유수 독립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를 지나 경복궁을 바라보고 광장을 걷다 보면 오른편에 교보생명 빌딩이 보인다. 교보생명 본사 사옥은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광화문 일대의 랜드마크 빌딩이다. 건물 외벽에는 1991년부터 30년 넘게 광화문 글판이 걸리고 있다. 시원시원한 크기의 글판이라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철마다 새 옷을 갈아입는 글판에는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간결한 문구가 주로 등장한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첫날에 광화문 글판 가을편이 내걸렸다.
“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최승자 시인의 시 ‘20년 후에, 지(芝)에게’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원문은 제법 길다. 이번 문안은 삶이 고단하고 지치더라도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다 보면 아름다운 결실을 보게 된다는 의미다.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 응원하며 살아가자는 응원의 메시지도 담겼다. 시인은 인생의 선배로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이에게 20년 후의 삶에 대한 지혜를 전하는 듯하다.
최승자 시인은 1979년 시집 ‘이 시대의 사랑’으로 등단했다. 아래는 ‘20년 후에, 지(芝)에게’의 원문이다.
지금 네 눈빛이 닿으면 유리창은 숨을 쉰다
지금 네가 그린 파란 물고기는
하늘 물 속에서 뛰놀고 풀밭에선
네 작은 종아리가 바람에 날아 다니고
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빈 벌판에서 차갑고도
따스한 비를 맞고 있는 것 같지
눈만 뜨면 신기로운 것들이
네 눈의 수정체 속으로 헤엄쳐 들어오고
때로 너는 두 팔 벌려
환한 빗물을 받으며 미소짓고
이윽고 어느 날 너는 새로운 눈을 달고
세상으로 출근하리라
많은 사람들을 너는 만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네 눈물의
외줄기 길을 타고 떠나가리라
강물은 흘러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너는
네 스스로 강을 이뤄 흘러 가야만 한다
그러나 나의 몫은 이제 깊이깊이 가라앉는 일
봐라, 저 많은 세월의 개떼들이
나를 향해 몰려 오잖니
횐 이빨과 흰 꼬리를 치켜 들고
푸른 파도를 타고 달려 오잖니
물려 죽지 않기 위해
하지만 끝내 물려 죽으면서
나는 깊이깊이 추락해야 해
발바닥부터 서서히 꺼져 들어가며
참으로 연극적으로 죽어가는 게
실은 나의 사랑인 까닭에
그리하여 21세기의 어느 하오
거리에 비 내리듯 내 무덤에 술 내리고
나는 알지
어느 알지 못할 꿈의 어귀에서
잠시 울고 서 있을 네 모습을
이윽고 네가 찾아 헤맬 모든 길들을
가다가 아름답고 슬픈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동냥바가지에 너의 소중한
은화 한 닢도 기쁘게 던져 주며
마침내 네가 이르게 될 모든 끝의
시작을!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 협상 난항에 항의하며 부분 파업에 나선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7년 만이다.
2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등에 따르면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오는 3일부터 부분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가 3일과 4일 각 2시간씩, 5일에는 4시간 동안 파업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일까지 총 2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사측은 2일 교섭에서 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과 성과금 400%+14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및 주식 30주 지급, 일부 수당에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조합원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과 성과급(지난해 순이익의 30%) 지급, 최장 64세로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올해 2분기 매출 등을 고려할 때 임금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미국 관세 압박이 여전한 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등으로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파업 일정을 세우긴 했지만 회사와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직 다음 교섭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다음 주쯤 21차 교섭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교섭 안건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부족함에도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지양하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무쟁의 기간 동안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조치 등의 상황을 고려했고, 사측은 실적에 걸맞는 보상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유학생을 미국에 받아들이기로 한 조치에 대해 “옳은 일”이라며 이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재차 옹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공개된 보수 성향 온라인매체 데일리콜러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2년간 중국인 학생 60만명의 미국 유학을 허용하기로 한 조치에 대해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 나라의 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매우 모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 허용 조치가 중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전술인지 아니면 미국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중국과 잘 지낸다. 중국은 지금 우리에게 많은 돈을 내고 있다. 수억달러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어떤 대가나 양보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이어 “핵무기 보유국(nuclear powered countries)들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내 소규모 대학들을 위해서도 좋은 조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향후 2년간 중국 유학생 60만명을 미국에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월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을 공격적으로 취소하겠다고 한 국무부의 방침에서 후퇴한 것이다. 이에 마가 진영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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